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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보고 추억하기/일상 추억하기

부산에서 3일간의 기록(1일차)- 면식수행, Jimmy Jinee Park

by 퓌비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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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만에 고향인 부산에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친척 결혼식도 있고 가족들도 볼겸 겸사겸사 부산 방문후기. 20년간 부산에서 살때는 몰랐다. 부산이 꽤나 좋은 도시라는 걸. 무엇이든 뒤늦게 깨닫는 법이다. 이번에 부산에서는 가족들, 특히 동생과 좋은 시간을 많이 많이 보냈다. 언젠가부터 6살의 나이 차이가 무색하게 동생이 언니같고, 언니가 동생같고, 그리고 친구같이 지낸다. 

부산에 도착했던 6월 19일, 직장에서는 빨리 조퇴했는데...아무 생각없이 수원으로 가는(원래는 수서였다) 만행을 저질러서 예정보다 한 시간 늦은 5시 30분에 도착.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든 동생이 그럼에도 마중나와주어서 고마웠다.


일 년 전부터 계속 말하고 있었던 면식수행, (구)쿠마라멘에 냉라멘을 드디어 먹으러 왔다. 일 년동안 먹고 싶었는데 동생과 내가 시간이 안된다거나, 가게가 냉라멘 개시를 안했다거나 아니면 리뉴얼 오픈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매번 실패했었다. 이제 리뉴얼을 완료해서 새롭고도 깔끔한 느낌이 가득했던 면식수행이었다.

면식수행은 서면에서 골목 귀퉁이에 위치해있다. 식당에 도착했더니 운좋게 아무도 없어서 한 번 찍어보았다. 내부는 테이블이 3~4개 정도 그리고 다찌 형식의 1인 좌석도 마련되어있었다. 집 근처에 있었으면 혼밥하러도 갔을 듯하다. 

 

 

들어가자마자 냉라멘 두 개를 주문!(7,000원) 지난 금요일도 엄청나게 더운 날이었는데, 그게 딱 어울리는 맛이었다. 냉라멘 자체는 처음 먹어보아서 다른 가게들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에게는 충분했다. 시원하면서도 새콤달달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가득 올라간 야채까지. 삼박자가 잘 갖추어졌다. 육수는 살짝 자극적이긴 했지만, 또 그 덕에 입맛을 확 돋구어줄 수 있는 음식인 듯하다. 혹시 입맛이 없는 날이면 면식수행의 냉라멘을 추천한다. 먹다보니 사이드 메뉴가 있으면 좋을 듯하여 계란 버터 밥(2,000원)을 주문했는데 이것도 별미였다. 별 건 아니지만 사진에 보이는대로 원재료에 충실한 맛. 그리고 집에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는 다짐ㅋㅋㅋ


10분정도 걸어서 롯데백화점 뒷편에 있는 Jimmy Jinny Park(지미니지팤)으로. 부산에서 제일 좋아하는 마카롱 가게이다. 용인에는 르헤브드 베베가 있다면 부산에서는 지미지니팤이 있다. 내 최애 마카롱 가게들. 

그런데 난 전포에 있는 카페가 없어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제대로 된 카페가 좋으면 전포 지미지니팤을 가시길...

여기는 Take Out 느낌이 강한 가게였다. 그래도 앉을 곳은 있어서 잠깐 앉아서 커피와 마카롱을 냠냠.

카페 내부

 

우리는 총 마카롱 4개를 주문했다(레몬/헤이즐넛/플레르쉘 카라멜/콩고물) 그리고 사장님이 고르곤졸라 마카롱을 서비스로 주셨다. 이 많은 마카롱 중에서 4개만 고르느라 결정장애가 심각하게 왔다.

 

우리가 시켰던 4개 마카롱이(레몬/헤이즐넛/플레르쉘 카라멜/콩고물) 3개나 색상이 겹쳐서 사진이 그렇게 이쁘지는 않다. 그래도 맛만 좋았다ㅎㅎ

나는 마카롱 가게에서는 꼭!! 솔티드 카라멜 종류를 시키는데 여기는 이름이 조금 달랐지만 플레르쉘 카라멜이 솔티드 카라멜인 듯했다. 한 입 베어물자마자 반해버렸다. 지미지니팤에 온다면, 그리고 솔티드 카라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추하는 메뉴!!! 평소에 자주 접하는 솔티드 카라멜보다 한층 풍미있는 필링이 인상적이었다.

그에 반해 콩고물은 콩가루 느낌이 별로 없어서 뭘 시켰던거지 생각하며 살짝 헷갈렸었던 기억이. 레몬/헤이즐넛/ 고르곤졸라 맛은 각각의 매력이 드러나는 맛. 사실 지미지니팤 마카롱은 앉은 자리에서 나 혼자 최소 5개는 먹을 수 있을 듯하지만 적당히 자제하고 집으로! 


오랜만에 가족들과 얼굴 보고 이야기도 하고 함께 자니 좋았다. 우리 가족들은 대부분의 가족들이 그렇겠지만 매 번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다들 바쁘다보니 식사도 같이 못할 때도 있고 대화를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럼에도 한 집에서 가족들과 있다는 마음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듯하다. 처음에는 자취의 자유를 만끽했지만(물론 지금도 만끽 중) 가끔은 헛헛한 마음이 드는 자취생 9년차의 투정 아닌 투정이다. 이렇게 부산에서의 첫 날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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